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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뎅님, 그룹 플레이를 배우다(에버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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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 레이디복스
이름 : 달님두둥실

게임메카에 글이 실리기 시작하면서 뎅님의 노라쓰 생활에는 한가지 특이한 현상이 추가됐다. 우선 접속을 하면 기본적으로 한 시간 이상은 자리를 잡고 앉아 채팅을 열심히 한다는 것. 여기저기서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참 많이 생겼다고 한다. 가끔 사냥 중에 들어오는 귓말에 성실히 대답해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에 대한 양해의 글을 꼭 써달라고 부탁해 온 마음씨 착한 뎅님이다. 핫핫.
최근의 뎅님. '수영하는 뎅' SBS라고 불리는 방패를 구했다.
"나 달라니깐.. ㅠㅠ"

또한, 달님은 기행문의 진도를 빨리 진행시켜 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고 있다. 아직 기행문 상 뎅님은 10레벨을 갓 넘긴 초보이고, 그 시절 그 추억을 더듬고 있는 중인지라, 어서어서 뎅님의 자란 모습으로 지금 뎅님과 함께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도 출연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은근한 압박인게다. ^^;

바로 이분이!!! '성기사엑스'님

어쨌든!!! 이번 호는 뎅님의 노라쓰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첫 그룹 사냥 이야기. 성기사엑스님과 뎅님은 크러쉬 본에서 그룹 사냥을 시작했고, 달님은 '하이드' 기술을 써가며 있는 듯 없는 듯 그들을 지켜보고자 앉아 있었다.

구성원을 보아하니, 쌍둥이 드워프 팔라딘 둘, 하이엘프 위자드 둘, 역시 하이엘프 클레릭이 한명이다. 적당한 몸빵이 가능한 팔라딘들이 있고, 화력이 좋은 위자드가 둘이나 있고, 힐링을 해줄 수 있는 클레릭이 있으니, 별 도움을 주지 않아도 재미나게 사냥을 하시겠다는 생각을 하고 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앉아 있었건만… 달님은 그것이 그들의 첫 그룹 사냥이라는 사실과 그룹 사냥 시 행동 지침이 초보에겐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룹을 짓자마자 제일 처음 성 입구 다리를 지키고 서 있는 오크를 데려온 사람은 다름 아닌 위자드분. 그룹의 리더가 아니었기에, 그룹에 다른 사람이 추가되건 말건 크게 개의치 않으시고 DD를 한방 날려본다. 옆에 같이 서 있던 오크가 따라오는 건 당연지사. 체력이 약한 위자드는 몇 방만 맞아도 HP가 주욱 쭉 떨어진다. 턱을 괴고 앉아 이리 저리 타겟을 옮겨 보던 달님, 위자드분의 HP가 보라색으로 변하기 직전인 것을 알고 화들짝 놀라 일어나 힐을 시전하려 시도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고, 위자드분은 오크 앞에 누우셨다. 남은 네 사람, 미처 자신들도 준비하지 못한 사이 벌어진 일에, (마음 같아선 존을 권유하고 그루핑의 기초를 일러드리고 싶었으나 그게 어디 백마디 말로 배워지는 것이던가) 허둥지둥 오크에게 달려든 뎅님과 성기사엑스님 그리고 이어지는 클레릭의 DD. -0- 달님도 놀란 가슴에 힐을 이리 저리 날린 끝에 계속 애드되는 오크들을 무사히 쓸어낼 수 있었는데… (과연 그들은 달님이 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지금도 궁금하다)

첫째, 몬스터를 데려오는 일(풀링 이라고들 한다)은 반드시 한 사람만 한다. 나머지는 앉아서 기다리세요 제발. ㅠㅠ

둘째, 풀링을 해 온 사람이 치고 있는 몬스터를 함께 친다. 공유타겟이죠. 줄여서 공타~. 다른 말로 하나씩 다굴!

셋째, 팔라딘 분들은 위자드들과 클레릭이 맞지 않도록 목숨 걸고 보호한다. 위자드와 클레릭은 설령 자기가 한두 대 맞더라도 팔라딘 분들을 믿고 떼 줄 것을 기다린다. 도망 다니지 않는다.

넷째, 풀링을 했는데 몬스터들이 떼로 덤벼들 경우(트레인이 날 경우), 한 사람만 죽고 나머지는 도망간다(사실 초보땐 리젠이 없어 최소한의 피해로 한 사람이 희생하더라도 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하다).

 



달님은 당시 상황에서 꼭 지켜야 할 점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말씀 드렸고, 모두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셨다. 이젠 무리가 없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다시 오크 성으로 진입. 각개 풀링 없이 풀러 외 나머지는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는 것도 지켜 주셨고, 몸빵을 하며 나머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팔라딘 두 분의 눈부신 활약 (달님 눈에 뎅님이 무슨 짓을 하든 눈부시지 않겠소만…)에 매우 순조롭게 오크 성 입구 다리 지역을 클리어 하자. 자, 또 슬슬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신 것 같다. 홍홍. 안정적으로 그룹 플레이를 하시는 것을 보고 달님은 다음 날을 기약하며 /야영을 했고… 뎅님의 입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이후에 뎅님이 크러쉬본을 거의 다 쓸었다나 뭐라나…(믿어주자. ^^;)

달님이나 뎅수호신 없이는 게임을 잘 하려 하지 않던 뎅님은 이때부터 서서히 노라쓰 자아가 생겨나기 시작해서 혼자서도 게임을 자주 아니지 오랫동안~ 즐기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룹 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우선 에버퀘스트에서는 어떠한 클래스도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허나, 만능은 아니지만, 그 클래스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다른 클래스에 비해 가히 놀랄만한 고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각자가 자신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모였다면, 그리고 홀로 즐기는 것이 효율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바로 떼를 이루는 것. 그룹 플레이가 정답인 것이다. 이러하기에 에버퀘스트에서의 그룹 플레이는 단순히 그룹을 지어 놓은 채 혼자 사냥을 할 때나 다름이 없는 여타의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확실한 차이와 재미와 감동이 있다.

크러쉬본 성안에서 사냥하고 있는 그룹. 찰칵!

그룹 플레이를 보다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캐릭터 클래스의 특성을 스스로 잘 파악하고 행동해야 한다. 예를 들면, 체력이 많은 워리어를 두고, 로그가 몸빵을 하며 사냥을 하면 오래 버티지도 못할 뿐더러, 로그 특유의 뒷치기를 제대로 할 수가 없고, 데미지도 많이 줄 수가 없게 된다. 또한, 몸빵을 하고 있는 사람의 HP를 지켜야 할 클레릭이 덩달아 같이 DD를 날리거나 밀리 공격을 하게 되면, 그룹의 몸빵을 잃음과 동시에 그 그룹은 전멸하게 되는 것이다.

몬스터와 붙어 싸우는 것이 밀리계열 클래스의 임무

한마리가 더 붙었다. 리더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할 때.
루트냐, 메즈냐 아니면 도망이냐

클레릭은 뒤에서 열심히 힐을 합니다~

 



각 클래스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룹 사냥 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에버퀘스트 관련 사이트에 수많은 글이 널려있다. 사실 여기도 정답이란 없다. 14개의 클래스가 공존하는 에버퀘스트에서 최대 6명까지만 그룹을 할 수가 있기에, 레벨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그룹을 지어 사냥을 할 때 매우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가 있다.

바로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각 플레이어들은 다른 클래스의 특징 또한 유심히 살펴볼 줄 아는 센스를 길러두어야 한다. 아주 오래 전 이야기지만, 레이디 복스 서버 초기에 에루다이트 위자드 X만천하 시리즈 네 명이 그룹을 지어 톡술리아 숲에 출몰했던 것을 목격한 적도 있고 (그 후 다시는 볼 수 없었다는… 이 경우, 몬스터가 때리기 전에 끝장을 내야 하는 화력전이 될 것이고), 클레릭 다섯 명만으로 그룹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땐 레벨이 그나마 높은 사람이 탱킹을 하고, 메인 힐링 한명, 나머지는 공격마법을 사용할 수 있겠다). 이처럼 어떤 클래스로의 조합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사냥 전략은 수십 수백, 수천가지가 나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에버퀘스트인 것이다.

클레릭 그룹. 잘 안 보이지만 뒤에
드워프 클레릭 분이 몸빵을 하며 서 계신다

전략적인 의미에서 에버퀘스트는 가히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한국의 게이머라면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스모 모래프트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팀을 이뤄 게임을 할 때 우리 편이 땅에 박힌 채 즈지직 즈지직 소리로 상대를 공포로 몰아넣는 그 놈을 뽑아 센터에 심어 두었는데, 나의 병사를 거침없이 상대편 쪽으로 돌진시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시너지란 기대할 수조차 없고, 그대로 'gogo' 명령어가 뜨면서 당신은 GG를 치고 말게 된다. 아아~ 다시 에버퀘스트로 돌아오자(잠시 흥분했다. 스모 모래프트 달님이 무지 좋아한다. -_-;). 위에서 설명한대로 자기 클래스의 특징과 내 동료의 특징을 잘 알고 있을 때, 더 나아가서는 몬스터의 특징을 잘 파악할 때, 그룹원 전원의 안전한 사냥과 짭짤한 경험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몇일 후, 달님은 크러쉬본에서 죽기와 부활을 거듭하며 사냥과 그룹 플레이의 재미를 보던 뎅님에게 대륙의 이야기를 전한다. 뎅님이 지금까지 보고 경험한 노라쓰는 전체의 100분의 일도 안 되는 것이며, 저기 바다 건너 대륙에는 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달님의 유혹에 약한 뎅님. 서슴없이 대답한다. '그래! 가자!' 달님이 가진 드루이드 포탈 마법을 이용해 대륙까지 택시를 태워드릴 수도 있었지만, 걷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는 생각으로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칼라딤에서 나와 오른쪽 길을 따라 계속 가다 보면 부처블락 항구가 나온다. 항구에 도착하자 감동하는 뎅님.

자유항과 부처블락을 왕복하는 배

"끼야~~ 진짜 바다다. 여기서 수영 해두 돼?"
"응 해도 돼. 대신 조심해. 가끔 고블린들이 같이 수영을 하거든… ^^;"
"쿨럭 ;;;"

당시 이동 중에 배가 사라지는 버그가 있다 하여, 낭만이 가득한 배를 타지는 못하고, 대신 항구에 서 있는 트랜스로케이터를 이용해서 자유항으로 건너왔다.

자유항 동부의 항구에 도착하자, 자유항 특유의 음악이 흘러 나오면서 뭔가 세련된 듯한 도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여러 개 건물이 모여있는 도시는 뎅님에게 신기할 뿐이었다.

"와~ 사람도 많다. 휴먼 종족이네."

그러고서 뎅님은 자유항 부두에 늘 서 있는 NPC에게 뚜벅 뚜벅 다가가더니 친절하게 인사한다.

"안녕하셔요. ^^ 부처블락에서 막 건너온 '뎅'입니다."
대답이 없다… (당연하지 -_-)
"님, 뭐하세요? 손에 든 건 낚시대예요?"
여전히 대답이 없다…

"아따 왜 말을 안하는겨? 사람이 인사를 하는데 말야. 부처블락에선 이런 일 없었자나."
"저.. 저… 뎅아씨, 그건… NPC예요."
"킁. -0-"

배에서 본 자유항 부두. 오른쪽에 있는
'올루니 밀튼'이 문제의 그 NPC다

* 올루니 밀튼을 타겟으로 잡고 말을 하면 대답을 하긴 합니다. ^^;;

자유항 부두에서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른쪽에 있는 여관을 통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달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오던 뎅님,

"와~ 달님. 이 길을 다 외우고 다니는 거야?"
"엄. 그.. 그건 말야. 다니다 보면 다 알게 돼. ^^;;"

그 동안은 부처블락에서도 길만 따라다녔었고, 칼라딤도 팔라딘 길드만 익혀놓은 데다, 크러쉬본은 벽을 타고 지나다녔으니… 그리고 그 길을 이제사 겨우 외울랑 말랑 하는 와중에 안토니카 대륙으로 건너 왔으니 어찌 놀랍지 않았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해야겠다. 다른 곳을 여행할 때는 반드시 지도를 프린트해서 참조할 것을 강추하는 바이다.

자, 이제 도시에 오기도 했고, 뎅님이 스스로 살아 남는 강인한 팔라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달님은 뎅님을 자유항에 던져놓은 후, 영혼을 자유항에 묶을 것과 스스로 그룹을 할 사람들을 찾으라는 두 가지 임무를 부여했다.

"힝… 달님이 나 데려왔자노. -0-"
"헛 반항인가? -_-+ 다 당신을 위한 일이니 어디 한번 잘 해보시오."

뎅님에게 임무를 주고 달님은 한창 네크로맨서를 키우는데 재미를 붙이고 있던 '뮤지컬'님의 택시 콜을 받고 출동했다.

'뮤지컬'님은 실제 생활에서 뎅님의 후배이고, 달님의 선배가 된다. 지난 호에 소개했던 지도책의 제작자로, 현재는 인챈터 '쭈' 를 키우고 있는 분이다. 뮤지컬의 사진을 싣고 싶지만, 38레벨까지 키운 후 네크로맨서의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캐릭터를 지우고 말았다는…

홀로 남겨진 뎅님, 영혼을 묶으라는데... 도대체 누가 영혼을 묶어줄 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을 검색한 후, 일단 외쳐본다.

"/외 바인드 해주실 수 있으신 분. 부탁드립니다."

자유항 동구역 "영혼을 묶는 자 그런산" 바로 옆에 앉아 바인드를 해줄 사람을 애타게 찾았던 뎅님. 달님이 뮤지컬님의 부탁을 완수하고 자유항으로 돌아올 때까지 홀로 남겨져 외로이 바인드를 외치고 있었던 뎅님. (흑… 뎅님 미안해요. 너무 무리한 임무를 주었군요. ㅠㅠ)

지쳐있던 뎅님을 일으켜 세워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게 했다. "영혼을 묶는자"!!!

"ㅡ,.ㅡ;;;;;;;;;;;;;;

제 영혼을 묶어주세요~~

마음 상한 뎅님. 영혼을 묶은 후 그 날의 플레이를 접고 에버퀘스트 관련 웹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달님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무시를 한다나. 어쨌거나 공부를 하는 자세는 훌륭한 것이지. ^^

이제 안토니카 대륙까지 활동 영역이 확장된 뎅님의 노라쓰 탐험기. 다음 호에는 광활한 대륙을 무대로 하며 아이템과 퀘스트를 접하는 뎅님을 보여드립니다. 계속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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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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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
제작사
게임소개
98년에 출시된 에버퀘스트는 99년에 울티마 온라인을 누르고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는 국내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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