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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게임’ 휘날리는 망토의 로망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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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 보다 각광을 받았던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06가 얼마 전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E3 2006에서는 각각의 차세대 콘솔을 대표하는 영웅 게임들이 대거등장해 최근 불고 있는 '게임계의 영웅 바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 지금부터 이번 E3에서 공개된 대표적인 영웅 게임들과 그 게임 안의 영웅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 이번 E3 2006은 그야말로 영웅게임들의 잔치

◆ E3 2006, 우리의 영웅들이 모두 모였다!

(1) 슈퍼맨 리턴: 더 비디오 게임

▲ 슈퍼맨, 드디어 그가 돌아왔다!!

스몰빌에서 날아온 클락 켄트. 이제 그는 더 이상 사춘기 시절의 방황을 일삼는 시골의 소박한 청년이 아니다. 이번 E3 2006에서 공개된 '슈퍼맨 리턴: 더 비디오 게임'은 곧 개봉될 영화 '슈퍼맨 리턴'과 병행해 제작된 게임으로 그 동안 등장했던 슈퍼맨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과거의 슈퍼맨이 미사일을 맨주먹으로 깨부수고 엄청난 화제를 입김으로 꺼버리는 ‘신’이었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슈퍼맨은 적들과 외로운 싸움을 헤쳐 나가야 하는 ‘투사’라 할 수 있다. 한층 더 강해진 힘으로 지구를 위협하는 적과 외로운 전투를 벌이게 될 '슈퍼맨 리턴: 더 비디오 게임'. 과거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엄청난 비쥬얼과 스케일,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로 벌써부터 출시가 기다려진다.


[슈퍼맨 리턴: 더 비디오 게임 동영상 바로가기]

역대 슈퍼맨이 등장했던 게임 중 가장 슈퍼맨을 잘 묘사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도시를 신나게 날며 다양한 물체들을 마음대로 들거나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지구의 수호자 슈퍼맨이 사상 최악의 악당이 될 수도 있으니 거리에서는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다.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버스를 던질 때에도 버스 안에 승객이 있는지, 혹은 잘못 던져서 버스가 엉뚱한 곳에서 폭발할 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훌륭한 묘사에 어울리는 슈퍼맨 특유의 멋진 배경음악과 차세대기로 등장하는 만큼 배경에 묘사된 아기자기한 요소들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2) 엑스맨 더 오피셜 게임

▲ 엑스맨 더 오피셜 게임. 스톰의 퀄리티가 아주 기대된다

슈퍼맨에 버금가는 영웅이라면 ‘엑스맨’이 있다. 이번 E3에서 공개된 ‘엑스맨 더 오피셜 게임’은 보다 정의로워지고 부드러워진 ‘울버린’과 능력보다 외모와 몸매에 먼저 관심이 가는 ‘스톰’, 그리고 행동 하나 하나가 맘에 안드는(?) ‘마그네토’ 들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엑스맨 더 오피셜 게임 동영상 바로가기]

최강의 뮤턴트팀 엑스맨이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멋진 게임으로 신작 영화와 함께 우리에게 다가온다! 게이머들은 엑스맨의 최고 터프가이 울버린부터 등가교환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메탈 마스터 마그네토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엑스맨 팀과 함께 악당들을 물리치는 엑스맨 더 오피셜 게임을 통해 더욱 강력해진 영웅들과 특유의 빠르고 다이나믹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게임에서는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모션 캡쳐 외에 영화에서 감상할 수 있는 여러 연출 기법을 사용해 등장인물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액션이나 영웅들의 성격까지 파악할 수 있으니 눈여겨 보도록!


(3) 스파이더맨 3

▲ 스파이더맨. 그는 왜 검정색 슈트를 입었을까?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스파이더맨 3’도 이번 E3에서 공개됐다. 스파이더맨은 영화와 게임으로 동시에 공개되며 영웅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전형적인 영웅물로, 영화 ‘스파이더맨 3’ 개봉 이전에 게임으로 더 빨리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이번 게임에서도 모든 위험에는 ‘메리 제인 왓슨'이, 또 그녀의 곁에는 항상 '피터 파커'가 있다는 스파이더맨의 명제가 맞아떨어질지 궁금하다.


이전부터 스타이더맨의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액션들을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최신작 ‘스파이더맨 3’에서 더욱 강력해진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게 된다. 스파이더맨의 최대 무기인 거미줄은 보다 노련해진 스파이더맨 덕분에 그 활용도 역시 강력해졌다. 전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미줄의 활용과 이를 기반으로 더욱 다양해진 액션의 조합은 게이머 각각의 개성에 맞게 액션을 조합해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4)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 마블의 영웅들이 떼거지로 몰려나오는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한편 위에서 설명했던 게임들이 한 명의 영웅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영웅게임이다. 이 게임의 등장인물은 마블(출판물의 90% 이상이 영웅 관련물)이라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입주자들로서 얼굴 한번 볼 수 없었던 영웅들이 떼거지로 몰려나와 악당들을 물리친다.

악당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일반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게임 시작부터 우리의 영웅들은 무조건 악당을 무찌른다. 사상 최대의 마블 영웅들이 등장하는 게임으로 E3 2006에서도 화제를 모은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는 ‘영웅들이 뭉치면 더 무섭다'는 것을 화끈한 액션을 통해 악당들에게 잘~ 설명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영웅액션게임들이 다수 등장한 바 있지만 이번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의 경우는 차세대기로 등장하는 만큼 강력한 액션과 박진감, 비쥬얼 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수많은 영웅들의 등장과 함께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가 '영웅게임계의 진삼국무쌍'으로 자리잡게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어설픈 반쪽 영웅을 원하지 않는다!

▲ 슈퍼맨을 슈퍼맨이라 부르지 못했던 시티 오브 히어로

이번 E3 2006에서 공개된 영웅게임들은 최근 영웅물의 추세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악당과의 대결보다는 내적, 외적 갈등을 겪으며 고민하는 인간적인 영웅을 모습을 보여주어 상당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영웅 마니아인 필자라고 해서 모든 영웅게임이 다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왠지 어설픈 영웅들에 실망을 금치 못한 게임들도 있기 마련.

우선 엔씨소프트의 '시티 오브 히어로(이하 COH)'는 아예 게임명 자체부터 '영웅들의 도시'로서 그 주체가 영웅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시작부터 '영웅'이라는 요소 때문에 삐걱거렸다. 캐릭터 크리에이트 시스템은 거의 무한에 가까운 조합으로 각광 받았지만, 엔씨소프트와 마블 히어로에 대한 강력한 라이센스 마찰로 게이머들은 그 누구도 자신의 캐릭터에 유명한 영웅들의 이름을 쉽게 붙이지 못했고 유저들은 마음대로 동영상을 만들거나 배포할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 가장 비극적으로 암울한 영웅 고스트라이더

▲ 판타스틱포, 기억나는 건 제시카 알바의 투명화 장면뿐...

 최근 다양한 콘솔 기종으로 동시에 개발중인 게임 '고스트 라이더'도 시작부터 실망이 앞선다. 마블 영웅들의 설정자료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이고 암울한 영웅 베스트 순위에 들고 있는 고스트 라이더는 악마 멤피스토의 저주로 항상 불타는 해골 육체를 갖게 되어 어둠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악당들을 벌하는 우울한 영웅이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그저 단순히 달리고, 물리치고, 터뜨리는 액션물로 개발되어 원작의 그로테스크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고스트 라이더가 그저 그런 평범한 액션게임으로 전락해버리기에는 고스트 라이더의 운명적 슬픔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 밖에도 작년 6월 어설픈 액션과 영화와는 사뭇 다른 게임 배경을 보여준 '판타스틱포'도 기대에 비해 실망이 컸다. 실제로 필자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난 후 '슈렉'을 즐긴 건지 '헐크'를 즐긴 건지 모를 정도였으니. 영웅들의 모습을 다룬 영웅게임이라면 그저 치고 박고 싸우는 것만이 아닌 보다 제대로 된 영웅묘사와 탄탄한 시나리오가 기본이 되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영웅들은 그저 악당을 없애기 위해 존재하는 ‘신’이 아니라 그들의 소중한 친구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괴로워하는 또 하나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 나도 영웅이고 싶다! 또 다른 영웅들

▲ 그리스 로마시대의 치열했던 전장을 잘 묘사한 '라이즈 앤드 펄'

[라이즈 앤드 펄 동영상 바로가기]

영화 '트로이'에 등장했던 엄청난 카리스마의 ‘아킬레스’를 기억하는가? 당시 아킬레스는 삼국지에 장비나 여포와 같은 용맹 무쌍한 장수였지만 누구보다 연약했고 사랑에 굶주렸던 인물이었다. 흔히 '아킬레스 건'이라고 불리우는 신체의 중요한 부위가 바로 영웅 아킬레스로부터 생겨난 말이듯, 그리스 로마시대의 아킬레스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영웅이었다. 비록 눈에서 광선을 뿜고 하늘을 날 수는 없었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용맹한 장수였던 아킬레스도 충분히 '영웅'의 칭호를 받을 만하지 않을까?

이번 E3 2006에 공개된 ‘라이즈 앤드 펄’ 또한 아킬레스와 같은 용맹한 영웅들이 싸우던 그리스 로마시대의 치열했던 전장을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CG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 아닌 '리얼타임'을 기반으로 게임의 실제 조작과 연출을 통해 만들어진 영상이기에 더욱 놀라움을 준다. CG로 제작된 것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높은 퀄리티와 전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라이즈 앤드 펄은 게이머 스스로 직접 영웅이 되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주먹'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하는 '갓 핸드'

[갓 핸드 동영상 바로가기]

북두신권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캔시로. 항상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는 적들에게 '너는 이미 죽어있다'는 말로 그들의 최후를 미리 알린다. 물론 적들은 그 말을 듣고 비웃음을 날리지만 그 웃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들은 정말 자신들이 죽고있음을 알게 된다.

 E3 2006에서 공개되어 엄청난 반응을 얻었던 게임 '갓 핸드'의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캔시로가 겹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임 제목에서 느껴지듯 주인공은 그저 묵묵히 '주먹'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하고 표현한다. 주먹으로 진행되는 액션게임이기에 마치 철권이나 버추어파이터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모든 기술을 모아놓은 것처럼 화려하고, 차지모드를 통해 발동하는 수많은 특수 기술들은 게이머를 웃게 만드는 익살스러움과 바주카포를 능가하는 파괴력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 한국의 영웅 홍길동, 한복을 휘날리며 서울 바닥을 누비다!


▲ 호조툰의 코믹함도 좋지만 진정한 ‘길동이’를 만나봤으면

영웅 마니아를 자처하는 필자는 E3 2006에서 그 어느 때 보다 풍성했던 영웅게임들의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웅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정겨운 우리말로 '자 모두들 힘내서 서울을 지키삼!' 이라던가 힘겨운 전투를 마치고 높은 남산타워의 꼭대기에서 동료들에게 '수고요~'를 날리는 토종 영웅들은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지금까지 쌓아 놓은 마블의 역량은 수많은 영웅을 발굴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대부분 영웅들이 수많은 전설과 설화에서 뿌리를 두고 있을 만큼 ‘현실적’인 요소가 반영됐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도 숨겨진 영웅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각 방송사들에서 방영하는 사극 속에서, 혹은 시골 할머니가 잠결에 들려주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옛날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토종 영웅들은 부활의 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한국 게이머로써 토종 영웅들이 한복자락을 휘날리며 서울을 누비고 다닐 게임이 어서 빨리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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