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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 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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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RPG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드래곤 퀘스트’라는 이름을 한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드래곤 퀘스트는 일본에서 약 3천만개 가량을 판매한 일본의 국민적 RPG이다. 가장 최신작인 [드래곤 퀘스트 7]은 4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사상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게임으로 남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발매가 될 때마다 폭발적인 지지를 얻는 국민적 RPG의 괴력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드래곤 퀘스트의 창시자인 호리이 유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드래곤 퀘스트 인기비결을 파헤친다.
 
호리이 유지 소개
호리이 유지는 1954년 효우고현의 스모토시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가를 꿈꿨다는 점에서 인물열전 3부에서 이미 소개한 바 있는 미야모토 시게루와 비슷하다. 만화를 좋아했다는 것과 글쓰기를 좋아했던 호리이 유지는 와세다대학 국문학부에 입학한다. 당시의 와세다대학은 많은 유명 만화가들을 창출해낸 명문 대학으로 호리이유지의 꿈인 만화가를 실현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원했던
길로 걸어나간 것이다. 하지만 호리이유지도 자신의 그림실력이 만화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다른 일을 하기 시작한다. [점프]라는 당시 300만부를 발행하는 최고의 인기 만화잡지사에 글을 기고하던 글쟁이가 되어버린 호리이유지는 글만큼은 다른 사람만큼 뒤지지 않으며 완벽하게 일을 마무리해내곤 했다. 오히려 글을 쓰는 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호리이 역량의 일부일 뿐이었다.
 


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드래곤 퀘스트의 탄생비화
그의 운명을 바꾼 사건은 바로 게임공모전이다. 처음부터 게임을 제작할 의도로 회사를 설립한 것이 아니었던 에닉스사에서 대규모로 아마추어 게임 공모전을 실시했다. 게임공모전을 통해 입선한 작품들은 에닉스의 소유로 넘겨지며 에닉스는 이것을 시작으로 게임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한다. 이 때 호리이유지는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한번 재미삼아 응모할 것을 결심한다. 그렇지 않아도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던 호리이 유지는 [러브매치 테니스]라는 게임을 만들어 공모전에 출품했고 이 작품은 입선을 했다. 당시 최우수상을 받았던 작품은 나카무라 코우이치(인물열전 9부를 통해 소개될 예정)의 [도어도어]였는데 이 나카무라 코우이치도 드래곤 퀘스트를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몫을 한 사람이다. 이 때부터 게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던 나카무라 코우이치와 호리이 유지는 친분관계를 맺고 같이 게임을 즐기는 등 자주 만나게 된다. 이 공모전 이후 에닉스는 컴퓨터로 도어도어를 발매했는데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으며 거의 10만카피에 달하는 물량이 팔려나갔다. 에닉스는 또한 당시 300만대를 판매하며 서서히 보급에 불을 붙여가고 있던 게임기 [패미컴]에도 이식해서 발매를 했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PC용보다 두배이상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 때부터 패미컴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에닉스는 패미컴으로 게임을 개발할 것을 결심한다. 에닉스는 호리이 유지에게 게임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의뢰했다. 호리이 유지는 기꺼이 승낙했고 좀 더 새로운 장르 [포트피아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게임을 만들어낸다. [도어도어]수준의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에닉스의 패미컴 데뷔 세 번째 작품이 나오기 직전의 일이다. 당시 나카무라 코우이치는 [위저드리]에 미쳐있었고 호리이 유지는 [울티마]에 미쳐있었다. 이들은 만나면 서로가 즐기는 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호리이유지는 울티마의 시스템이 좀 더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고 나카무라는 위저드리의 무대가 울티마처럼 좀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다. 호리이유지는 이때부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일본식 RPG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에닉스에서 제의를 할 경우 멤버를 모아 게임을 개발할 결심을 했다. 역시 예상대로 에닉스는 세 번째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했고 호리이 유지는 생각했던대로 RPG게임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기획, 스토리 등은 호리이유지가 직접 담당했고 프로그래머와 어시스트로는 나카무라 코우이치가, 캐릭터 디자인과 배경디자인으로는 [드래곤볼]의 상승세로 주가를 높여가고 있던 토리야마 아키라씨가 담당했다. 거기에 음악계의 거장인 [스기야마 고우이치]가 가세하여 환상의 멤버를 갖추고 국민 RPG [드래곤 퀘스트]를 탄생시킨 것이다.
울티마는 드래곤 퀘스트의 모태가 되었다


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대박! 드래곤 퀘스트
작업시간은 단 4개월 뿐이었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모두 신나게 게임을 만들고 있었고 호리이 유지도 즐겁게 게임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아이들이라도 쉽게 RPG라는 것을 접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호리이 유지의 이런 컨셉 때문에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최대한 쉬운 방향으로 흘러갔고 결국 완성된 게임은 정말로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첫 판매량은 150만장. 100만장이 넘는 쾌거를 이룩해낸 것이다. 비유를 들자면 트롯트와 발라드 등의 장르로 일색되어있던 가요계에 서태지라는 인물이 ‘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들고 나타나서 성공한 파격적인 사건과 마찬가지로 호리이유지가 만든 RPG 드래곤 퀘스트의 성공은 액션과 슈팅게임 등으로 일색되어 있던 일본의 게임계에 혁명을 일으킨 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장수를 하며 국민 RPG로 자리를 굳혔다. 이후 이 게임을 모태로 해서 만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국내에도 잘 알려진 [타이의 대모험], [로토의 문장] 등이 바로 그것이며 호리이 유지는 이 만화들의 감수를 맡기도 했다.


<타이의 대모험>

<로토의 문장>


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드래곤 퀘스트의 역사

RPG 얘기가 나오면 파이날 판타지와 더불어 빠짐없이 등장하는 드래곤퀘스트.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파이날 판타지에 비해서 덜 알려진게 국내의 현실이다. 호리이 유지가 제작한 RPG의 양대산맥이라 불리우는 드래곤 퀘스트의 역사를 한번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 드래곤 퀘스트


[1986년 발매]

드래곤 퀘스트의 시초이자 일본 RPG의 시초가 된 역사적 작품이다. 내용은 용사가 용왕을 물리친다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이었으나 당시에 일
열도를 DQ의 열기로 메꿀만큼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었다. 세이브는 없었고 패스워드를 사용했다.


▶ 드래곤 퀘스트 2 ~ 악령의 신


[1987년 발매]

전작이 나온 후 일년만에 나온 작품으로 역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일본 뿐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 게임을 하며 방을 꼬박 샌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적이 복수로 나오기 시작했고 파티제를 도입하여 동료라는 개념을 정착시켰다
처음으로 이동수단인 배가 나오게 되었고 마법체계도 정착시켰다. RPG의 최고봉을 확증시켜준 작품이었다.


▶ 드래곤 퀘스트 3 ~그리고 전설로


[1988년 발매]

드래곤 퀘스트 역사상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평가되는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이 게임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현상을 체험해야했다(지금의 리니지 문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패미컴의 연속 품절과 전자상가앞에서 이 게임을 구입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밤을 지새며 기나긴 줄행렬을 이었고 이 게임을 하기위해 결석하는 학생까지 생겼다. 그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으로 당시 380만장이나 팔렸다. 드퀘 3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은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게임의 적절한 밸런스, 웅장한 음악 등의 이유였다. 처음으로 데이터 세이브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후 약 8년뒤 발매된 리메이크작도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드래곤 퀘스트의 역사

RPG 얘기가 나오면 파이날 판타지와 더불어 빠짐없이 등장하는 드래곤퀘스트.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파이날 판타지에 비해서 덜 알려진게 국내의 현실이다. 호리이 유지가 제작한 RPG의 양대산맥이라 불리우는 드래곤 퀘스트의 역사를 한번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 드래곤 퀘스트 4 ~ 길을 안내하는자들


[1990년 발매]

5장 구성이라는 신선한 설정을 지니고 등장한 시리즈4편이다. 4탄의 무대는 1~3까지 다루던 로토계의 이야기를 마치고 천공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옴니버스식 스토리구성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으며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려냈다. 4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전투 시스템을 도입하여 편리한 전투를 지향하기도 했으나 인공지능의 능력이 낮다는 불평을 받기도 했다. 패미컴으로 나온 마지막 드레곤퀘스트이다. 최근 PS로 리메이크되어 또 한번 100만장을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 드래곤 퀘스트 5 ~ 천공의 신부


[1992년 발매]

기종을 슈퍼패미컴으로 옮겨 등장한 드래곤 퀘스트 5. 주인공이 용사가 아닌 주인공의 아들이 용사라는 획기적인 설정을 보여주며 시대를 겪어가는 웅장한 드라마를 표현해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몬스터 동료시스템으로 DQ만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종을
8비트에서 16비트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패미컴 때의 그래픽과 별차이가 없었다(FF3보다 조금 난 정도였으니...) 드래곤 퀘스트 5는 분명 초대작이긴 했으나 하드웨어성능을 너무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드퀘시리즈 중 가장 스토리가 뛰어났었다고 생각한다.

▶ 드래곤 퀘스트 6 ~ 환상의 대지


[1995년 발매]

수차례의 발매연기끝에 발매된 드래곤 퀘스트6. 드디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을 채용하여 게임을 간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그래픽적으로도 전작에 비해 놀라운 발전을 했고 몬스터의 움직임도 리얼해졌다. 천공계의 마지막 이야기로 제니스성의 비밀이 밝혀진다. 전직시스템

등을 채용하며 지금까지의 드퀘를 집대성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엔딩은 여전히 썰렁~


▶ 드래곤 퀘스트 7 ~ 에덴의 전사들
| [2000년 발매]

400만장 가까운 위력적인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일본내에서의 드래곤 퀘스트의 입지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시리즈 최신작이다. 게임의 그래픽은 형편이 없다며 하나같이 비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만큼 드래곤 퀘스트를 잘 표현해준 그래픽도 없다고 본다. 하지만 동영상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드래곤 퀘스트 7은 상대적으로 파이날 판타지에게 밀리던 분위기를 다시 드래곤 퀘스트의 분위기로 몰아가는 역할을 톡톡히 하며 국민 RPG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일본 국민 RPG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처음의 마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드래곤 퀘스트의 창시자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영웅대접을 받는 호리이 유지이나 최근에는 새로운 게임을 개척하지 않고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호리이 아저씨 처음의 마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내가 호리이 유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호리이씨가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또 어떤 신비한 타이틀을 세상에 펼쳐보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잠깐 호리이 유지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볼까 한다. 호리이 유지의 성격은 굉장히 털털하다. "오늘 못만들면 내일 만들지 뭐..." 이것이 호리이 유지의 스타일이다. 그는 게임을 제작하다가 갑자기 귀찮아지면 멋대로 작업을 중단하고 여행을 가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한다. 그러다가도 한번 작업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몇일밤을 꼬박 새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이 완성되는 날짜같은 것은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그래서 드래곤 퀘스트의 발매일이 몇번씩 연기되는 것일까?). 털털하면서 여유있는 것이 바로 호리이 유지의 제작 스타일이다. 항상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으면서 프로의 정신도 잃지 않는 제작자 호리이 유지이다. 그가 더욱 좋은 작품을 우리앞에 펼쳐보이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등장할 드래곤 퀘스트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한다.


다음회 예고 : 제 6부는 [D의 식탁의 제작자인 이이노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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