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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명 NV25, nVIDIA의 새 그래픽카드 'Geforce4'
nVIDIA가 회심의 역작인 차세대 그래픽카드 Geforce4 Ti4600을
드디어 발표했다. 그동안 코드명 NV25로 불리던 이 칩셋은 10.4GB/s에 이르는 넉넉한 대역폭과 뛰어난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인 nView 등을 무기로 경쟁자 ATI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Geforce4 그래픽카드의 간단한 벤치마크 수치와 달라진
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드나 싶더니 그래픽카드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는 치열한 경쟁이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2002년 들어
포문을 먼저 연 쪽은 nVIDIA이다. 예상대로 2월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코드명 NV17과 NV25로 불리던 Geforce4
시리즈를 일제히 발표, ATI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솔직히 3D 처리 속도로 그래픽카드 시장을 석권한 nVIDIA지만 커다란 변화 없이 Geforce2와 Geforce3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오히려 식상한 느낌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화질과 색감이라는 고유 무기를 이미 지니고 있던 ATI가 3D
처리 속도까지 곁들인 레이디언을 내놓으면서 위기감이 커졌을 지도 모른다.
Geforce4는 nVIDIA가 내놓는 Geforce 시리즈의 네 번째 미션이다. 화질이야 DVI로 인터페이스가 바뀌지 않는
한 ATI를 따라잡기 힘들겠지만 특유의 장기인 3D 처리 성능에 가속도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기회에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ATI를 압박하려는 속셈이 다분히 엿보인다.
이번에 발표한 Geforce4는 Ti 시리즈 2종과 MX 시리즈 3종, 모바일용인 GO 시리즈 2종 등이다. Geforce4
Ti4600은 코어와 메모리 클럭이 330MHz인 제품으로 메모리 대역폭만 해도 10.4GB/s에 이른다. Geforce4 Ti4400은
코어 300MHz, 메모리 클럭 275MHz로 메모리 대역폭은 8.8GB/s. Geforce4 MX 시리즈는 원래 코드명 NV17로
불리던 것으로 Geforce3 시리즈로 분류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이름을 바꿔서 내놓았다. 아마도 ATI의 보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을 노린 듯하다.
NV17, Geforce4 MX 시리즈의 코어 구성
NV25, Geforce4 시리즈의 코어 구성. 버텍스
쉐이더를 1개 더 늘렸다
버텍스 쉐이더 2개로 늘려, 바뀐 건 없는 Geforce3.5?
Geforce4 Ti4600 칩셋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nFiniteⅡ 엔진은 Geforce3
시리즈부터 시작된 버텍스 쉐이더를 1개에서 2개로 늘려서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을 전달해 현실감을 높일 뿐 아니라 개발자가
직접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환경도 한층 끌어올리는 있도록 돕는다. 버텍스 쉐이더란 3D 물체의 기본 골격을 만들고
렌더링해서 텍스처(살을 입힌다고 생각하면 쉽다)를 자연스럽게 입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렇게 3D 물체의 자연스러운
살이나 안개, 광원 등 갖가지 배경 효과를 처리하는 것이 바로 버텍스 쉐이더다.
Geforce4 Ti4600에 쓰인 버텍스 쉐이더는 프로그래밍 할 수 있어 개발자가 마음껏 가져다 쓰거나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퀘이크3의 개발자 존 카멕도 버텍스 쉐이더 등을 프로그래밍 해 차기 게임에 적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Geforce4 Ti4600에 있는 픽셀 쉐이더는 1개로 Geforce3과 똑같다. 픽셀 쉐이더는 표면 질감을
더 매끄럽게 만드는 등 현실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ATI가 Geforce4를 '달라진 것 없는 Geforce3.5'라고
비아냥거라린 것은 버텍스 쉐이더가 추가된 것을 0.5로 보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특징인 아큐뷰 안티알리아싱(Accuview Antialiasing)은 2배속이나 4배속 등 안티알리아싱에
필요한 전용 엔진을 아예 칩셋 안에 넣은 것으로 역시 부드러운 화면을 꾸미는 데에 쓰인다(안티알리아싱이란 3D 물체를
구성하는 폴리곤이 겹치면서 생기는 계단 각을 없애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nView 기능은 예전부터 쓰이던 트윈뷰(TwinView) 기능의 확장판 격으로 멀티디스플레이 환경을 꾸밀
때 유용하다. Geforce4는 칩셋에 아예 램댁 2개를 내장한 상태로 일반 CRT 모니터와 CRT 한 대를 더 쓰거나
TV, DVI 등 여러 인터페이스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밖에 칩셋에 TV 인코더 기능을 집어넣어 TV
출력도 기본적으로 지원한다. 매트록스의 듀얼헤드나 ATI의 히드라비전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다.
nView는 각각 해상도가 달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더러 동시에 2가지 출력 대상에 화면을 뿌릴 수 있어 Geforce4의
활용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nView 기능은 디토네이터 드라이버를 깔 때 최적화 과정을 거치고 윈도우 단축키로
수행할 수 있는 등 편의성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밖에 Geforce3부터 강화된 메모리 관리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Geforce4에 쓰인 라이트스피드 메모리
아키텍처Ⅱ는 크로스바 메모리 아키텍처와 쿼드 캐시, 분실 Z버퍼 압축, 비지빌리티(Visibility) 서브시스템,
패스트 Z-클리어 테크놀로지, 오토 프리 차지 등 메모리 관련 기능을 한데 묶어 표현한 것이다. 크로스바 메모리 아키텍처는
쉽게 말해 128비트 메모리 버스를 채택하면서 메모리 컨트롤러를 1개에서 4개로 늘려 메모리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쿼드 캐시는 CPU의 L1, L2 캐시와 마찬가지로 원시 데이터를 불러오면 다음에 처리할 텍스처를 함께 불러들여 처리하는
식이다. 이것 역시 데이터를 처리할 때 지연 시간을 없애려고 고안한 것이다.
분실 Z버퍼 압축이란 쉽게 말해 화면에서 멀리 보이는 데이터를 실제보다 4분의 1로 압축해서 대역폭에 여유를 주는
기술이다. 비지빌리티 서브시스템은 화면에서 처리할 필요가 없는 픽셀을 렌더링하지 않는 것이고 패스트 Z-클리어 테크놀로지는
다음 데이터를 처리하기 전에 Z 버퍼를 빨리 비우는 기술로 nVIDIA 측에 따르면 속도가 10% 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오토 프리 차지(Auto Pre Charge)란 CPU의 분기 예측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렌더링할
데이터를 미리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런 모든 기능은 메모리를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해 Geforce4가 여유 있는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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