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구세대 개발자, 신세대 이해해야 게임 성공한다

/ 1
“구세대 개발자는 착각하고 있다. 신세대 유저들을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넥슨 데브캣 김동건 본부장이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되는 NDC 2011의 첫 키노트 강연자로 나섰다. 74년생의 김 본부장은 ‘마비노기’ 시리즈로 그 이름을 알렸다. 이날 김 본부장이 발표한 주제는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로 게임산업의 흐름과 함께 했던 국내 주력 개발자...

▲ NDC 2011에서 키노트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김동건 본부장


“구세대 개발자는 착각하고 있다. 신세대 유저들을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넥슨 데브캣 김동건 본부장이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되는 NDC 2011의 첫 키노트 강연자로 나섰다. 74년생의 김 본부장은 ‘마비노기’ 시리즈로 그 이름을 알렸다.

이날 김 본부장이 발표한 주제는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로 게임산업의 흐름과 함께 했던 국내 주력 개발자(구세대)들이 10대(신세대) 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노력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그의 몇 년 간의 게임 개발 철학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선 김 본부장은 많은 회사가 주요 타겟층을 10대로 잡는 이유가 ‘진입연령 확보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 년마다 새로운 유저가 게임을 시작해야 몇 년이고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 회사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가면 라이더’를 한 예로 들었다. 이 시리즈는 지난 80년대부터 시작해 꾸준히 시리즈로 방영되는데,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늘 새로운 에피소드를 근간으로 등장한다. 이 시리즈를 볼 연령대를 꾸준히 공략하기 위해서다.

게임 라이브 서비스도 마찬가지. 충성 고객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회사가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신규 유저 유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서 신세대를 이해하려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신도 그런 착각을 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구세대 개발자는 신세대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고 전했다. 이는 구세대가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세대가 자신은 윗세대와는 거리가 있고, 아랫세대와 가깝다는 착각을 한다고.

이 문제는 게임 쪽에서 더 심화된다. 김 본부장은 “우리 세대는 게임 문법이 정립돼가는 과도기에 게임을 즐겨왔기 때문에 신세대보다 구세대에 더 가깝다”고 언급하며 "신세대는 게임에 대한 메카닉이나 문법이 이미 다듬어진 후에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세대란 사전적 의미로 어린아이가 성장해 부모의 일을 계승할 때까지 약 30년 정도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게임의 경우 1세대 주기가 3년이라고 했다. 특정 매개체가 개발자들에게 충격을 주면 약 3년 뒤 나오는 게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에 입장에서 나이로 따지면 신세대와 약 20년 정도 차이가 난다. 게임 세대가 3년을 주기라고 가정하면 같은 콘텐츠가 5~6번은 더 재창조되는 시간이다. 즉, 우리가 했던 게임이 1세대라면, 지금의 신세대는 5세대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 김 본부장도 처음에는 `본인을 위한` 게임에 집착했었다고


구세대 개발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김 본부장은 구세대 개발자가 신세대 유저를 공략하기 위한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 빠지기 쉬운 함정이 5가지 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첫 번째로 새로운 게임 메카닉을 만들려는 집착. 현대 게임의 메카닉은 대부분 80~90년대 사이에 다 등장했다. 이 시기를 열광하며 자란 결과, 많은 개발자들이 새로운 메카닉을 창조하려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김 본부장은 이 상황에 대해 “게임 메카닉의 창조가 인생에 좋은 목표가 될 지는 모르나, 유저에게 좋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이유는 있다. 실제로 80~90년대 당시 만들어진 게임 메카닉은 근래 들어 플랫폼이 변화하며 꾸준히 다듬어지고 있다. 즉 구세대 개발자들에게 진부한 메카닉이라도 신세대 유저들에게는 신선하거나 혹은 새로운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신세대 유저들은 ‘앵그리버드’는 잘 알지만 ‘스쿼치’, ‘웜즈’, ‘포트리스’, ‘크러쉬더캐슬’로 이어지는 동 장르의 흐름은 잘 모른다. 이에 창조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체험의 창조’에 포커싱을 맞추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주문했다.

두 번째 함정은 낡은 게임 문법이다. 과거에는 당연히 했지만 지금에 와서 굳이 없어도 되는 것은 과감히 빼 조금 더 간결하고 심플하게 가도 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스코어, 지도 그리기, 길 찾기, 세이프 포인트, 팀킬, 회복 아이템 등이 이에 포함된다.

길 찾기를 보자. 초창기 게임의 길찾기는 NPC에게 단어 입력으로 질문하는 방식이었다가 객관식 선택으로 바뀌었다. 이후 미니맵이 등장해 마커를 표시해주더니, 루트까지 표시해주는 방식도 나왔다. 최종 버전은 게임화면에 루트를 표시해주거나, 아예 목적지까지 자동 이동되는 그런 방식이다. ‘이렇게 해도 되는 줄 몰랐어요’라는 함정에 빠지기 쉬우니, 게임의 발전 흐름을 더 꼼꼼히 따져보고 낡은 건 과감히 버리라고.

▲ 메카닉은 같지만 `체험`이 같다고 같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세 번째 함정은 누적된 재창조로 인한 갈라파고스 현상이다. 흔히 게임을 가리켜 재창조의 문화라고 한다. 창조된 게임 메카닉은 결합과 첨삭 등을 통해 반복하며 많은 개발자들을 자극하며 진화해 나간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많은 개발자가 어느 틀 안에 갇혀 고립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게임에는 여러 원류가 있다. 대부분의 구세대 개발자는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새로 게임을 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게 상당수다. D&D룰이나 탱딜힐 같은 개념을 신규 유저가 과연 알까? 심지어 콤보나 HP가 뭔지도 모르는 유저도 있다. 모두가 알 것이라 접근하지 말고 틀을 벗어난 새로운 변화의 재창조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네 번째 함정은 플레이어와의 승부욕. 왜 개발자들은 유저들과 승부하려 하는가? 과거의 게임을 돌이켜보면 답이 나온다. 과거에는 컴퓨터와 승부하는 게임에서 출발했다. 할 게임도 많이 없으니 이기는 그 순간까지 집착해서 하곤 했다. 바로 이런 걸 하던 사람들이 지금 개발자가 돼 유저들과 승부한다는 것. “고객님을 이겨서 대체 어쩔 겁니까?"

확실히 과거의 게임은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 김 본부장은 지금은 그때와 완전히 다르니 유저가 즐겁게 ‘이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 그러니까, 이러면 안 된다는 거죠


신세대 유저들의 특징을 이해하라!

그렇다면 신세대 유저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을 배워야 할까? 역시 4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신세대는 영상 세대다. 텍스트 읽으며 이해하는 게 아니라 동영상 한 번 보고 모든 걸 이해한다는 것. 따라서 복합적인 정보를 단번에 이해하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며, 감성적인 부가가치까지 얻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상상을 즐기는 데 익숙하지 않고, 논리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때문에 사소한 내용이라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두 번째는 게임회로가 내장돼 있다는 것. 구세대에 있어 게임이란 소수 그룹이 즐기는 문화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엔터테인먼트다. 대부분이 게임 플레이의 경험이 있어 기초를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게임 친구가 주변에 많기 때문에 그 전파가 굉장히 빠르다. 이 현상을 이용할 줄 아는 것도 개발자의 능력이 될 수 있다.

▲ 확실히 우리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죠

세 번째는 게임의 과잉공급이다. 당장 주변을 보면 온라인 게임이 산더미고 플래시 게임이나 핸드폰 게임, 그리고 에뮬레이터 같은 다양한 게임이 무료로 제공된다. 덕분에 신세대는 지금 게임을 고르는 것도 피곤하다. 김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는 결국 1등 상품에 주력하게 되니, 하나를 내놓아도 가치를 높게 부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네 번째는 가상이라도 만족한다는 내용. 신세대 유저들은 본인에게 충분한 효용을 준다면 현실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이는 요즘 TV문화와 연결되는데 리얼 버라이어티 쇼나 아이돌 가수의 립싱크가 사실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재미있고 멋있으면 된다는 그런 인식을 염두에 둔 내용이다.

때문에 신세대 유저들은 가상 아이템 구매 역시 어색한 일이 아니다. 가상 세계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실체가 아니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 때문에 이 심리를 잘 파악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도 김 본부장은 언급했다.


규칙보다는 체험이 더 중요한 세대

마지막으로 김 본부장은 “우리 세대는 수많은 게임의 혁명을 체험해온 레전드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을 직접 체험했으니 운도 좋은 그런 세대라고. 이에 과거 우리가 느꼈던 놀라움과 즐거웠던 체험을 지금 세대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확실히 구세대부터 이어져온 게임은 그 모습은 비록 바뀌었을 지 몰라도 ‘재미’ 자체만큼은 신세대에게도 잘 통하고 있다. 쉽게 말해 메카닉이 바뀌지 않았다는 건 게임의 근본적인 재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따라 김 본부장은 체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규칙보다는 체험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것.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겠다로 끝내는 게 아니라, ‘이런 점이 재미있구나’라는 걸 강하게 부각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 확실히 우리 세대가 축복 받은 세대이긴 하죠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6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