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전면 금연제’를 두고 지자체와 업계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시는 공연장, 학원, 만화대여업소, 휴게음식점영업소, PC방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을 확정하고 오는 10월 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빠르면 내년 초부터 서울시가 지정한 공공장소 내에서는 전면금연제가 실시된다. 아울러 다른 지자체에서도 조례 제정안을 준비하고 있어 전국단위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각 포탈 사이트 커뮤니티에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이고 있다. 게임메카는 ‘PC방 전면 금연제’를 두고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입장을 한번 짚어봤다.
찬성론자, 이 기회에
PC방은 건전한 놀이문화의 장으로 탈바꿈
PC방 전면 금연제 찬성론자의 의견은 간단하다. 현재 담배(연기&냄새)로 인해 불건전한 놀이공간으로 변질된 PC방을 이 기회에 건전한 놀이 공간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블로거 ‘ID 비가좋아’ 님은 ‘PC방 전면 금연조치를 대환영하며 전국 지자체에도 이어지기를’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통해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실제로 그는 얼마 전 초등학생인 아들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서 흡연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자초지정을 들어본 결과 PC방에 갔다가 담배 냄새가 배어 있었던 사실을 알았다. 그 어느 때보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건강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이때 PC방을 청소년의 건전한 놀이공간으로 인식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C방 하면 떠오르는 것이 ‘놀이’가 아니라 ‘담배연기’기 때문이다.
PC방은 국민건강증진법상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해당 시설의 소유자는 금연, 흡연구역 표지를 설치해야 하며 흡연구역은 환기시설 및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시설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PC방은 1/2이상은 반드시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설 투자비만 2,000만원 가까이 드는 비용부담 때문에 대다수의 PC방 업주들은 설치를 꺼리고 있으며 칸막이가 설치된 업소 역시 환기시설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전국 문화/체육시설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각지에 분포되어 있는 문화/체육시설은 ▲노래방 35,463개 ▲당구장 24,568개 ▲PC방 21,496개 ▲만화방(카페대여) 4,265개 ▲아케이드게임장(오락실) 3,224개 ▲볼링장 721개 ▲영화관 678개 ▲수영장 262개 ▲롤러스케이트장 107개 등으로 PC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전국민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다. 하지만, 앞서 언급 했듯 칸막이/환기시설 부재로 비흡연자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PC방은 청소년 이용 비율이 높아 심각성을 더한다.
요컨대, 이들의 주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PC방은 완전히 금연시설로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건전한 레저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꿔 놓자는 것이다. 생존권을 문제 삼는 업주들의 불만 역시 흡연자 보다 비흡연자들이 더 많다는 이유를 들어 장기적으로는 매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분위기만 바꿀 수 있다면 게임업계의 성장폭과 맞물려 ‘영화’나 ‘볼링’을 취미생활로 즐기듯 가족단위로 PC방에 찾아와 시원한 에어컨을 쐬며 게임을 하는 모습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반대론자, PC방 고객
30%이상 급감 예상! 생존권 위협을 느낀다
반대론자의 주장은 역시 ‘생존권’ 문제다. PC방을 건전한 레저 엔터레인먼트로 탈바꿈시키자는데 굳이 반대표를 던질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장미빛 이상만 좇아 전면금연을 시행하고 나면 당장 단골손님 떨어져 매출이 급감하는 것은 뻔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PC방 업주들은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비중이 더 높으며 더욱이 매출에 주요 영향을 주는 단골손님들이 대부분 흡연자라 전면금연제가 실시되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남성흡연율은 42.6%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PC방 고객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비춰 본다면 흡연석과 PC방 매출의 상관 관계는 충분히 증명된 셈이다.
또, 정부 정책에 따라 양심적으로 칸막이 및 환기시설을 완벽하게 설치한 PC방 업주들 역시 이번 개정안으로 피해를 그대로 받는다. 흡연석에서 비흡연석으로 연기가 넘어가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에어 커튼 등 완벽한 환기시설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는 인테리어 비용으로 큰 돈을 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이후 냉/난방 유지비용도 올라가 큰 부담은 안게 된다. 또, 가뜩이나 주위 PC방과 경쟁을 때문에 매출이 점점 줄어드는데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식파라치’를 도입해 PC방 먹거리를 감시하고 보건복지부에서는 ‘금연법’으로 단골손님까지 막아버리니 업주 입장에서는 아예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처럼 들리는 것이다.
ID 망이님은 PC방 전문 매체 ‘아이러브PC방’을 통해 이 같은 현실을 꼬집었다. “담배연기가 비흡연 구역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비싼 돈 내가면서 에어커튼 설치까지 마쳤고 금연구역 흡연구역 이렇게 나누어서 영업을 하는데 완전금연으로 다 가자고 하면 지금까지 이러한 조치들은 왜 하라고 했는지.. 처음부터 그냥 피씨방 완전금연이라고 법률로 못박아놓던가 기존 사업자들 생각도 해주셔야지요.”
업계 관계자들은 원천적인 문제는 규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부기관 및 지자체의 정책 기조에 있다고 말한다. PC방 금연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왔지만 이에 대한 감시와 감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업주들에게 편법만 부추겼다는 평가다. 실제로 비흡연석에서 재털이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는 종이컵이 대신하고 있다. PC방 전면 금연제 역시 동일선상에서 이해하면 간단하다. 업주들이 크게 반발하는 것은 당장 매출감소 때문에도 있지만 해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과 아무런 대비책 없이 규제만 만들어내는 정부와 기관의 행태를 신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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