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32 정밀분석

일본 닌텐도사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가 전 세계적으로 1억대가 넘는 판매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가? 그만큼 휴대용 게임기의 시장은 점점 넓어져가고 있고 비디오게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게임보이의 후속기종인 [게임보이 어드밴스]가 등장해 발매한지 6달만에 전세계 1000만대의 판매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만들기도 했으며 많은 게임 제작사들이 휴대용 게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1억만대 판매의 신화 게임보이             후속기종인 게임보이 어드밴스

그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게임파크사의 휴대용 게임기 GP 32가 곧 발매된다. 국내에서 개발된 하드웨어지만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능가하는 성능과 여러 가지 멀티미디어 단말기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휴대용 게임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면 국내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GP 32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국산 하드웨어의 세계적인 가능성을 전망해본다.

GP 32란 무엇인가?

GP 32는 국내제작사 게임파크에서 순수 우리기술로 제작한 최초의 국내 휴대용 게임기이다. 기본적으로 게임기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휴대용 게임기와는 달리 MP3 재생기능, 인터넷을 통한 e메일 송수신기능 및 동영상, e-book 등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가지고 있다. 휴대용 게임기의 원산지라 할 수 있는 일본의 동경게임쇼에도 참가해 일본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기도 했으며 세계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끝 없는 노력과 개발, 수정끝에 드디어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휴대용 게임기 GP 32는 우리나라에서 11월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게임보이 어드밴스와의 사양비교

GP 32가 여러 가지 멀티미디어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주된 기능은 게임기로서의 기능이다. 휴대용 게임기로서의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현재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게임보이 어드밴스와의 비교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면 우선 GP 32와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시스템 사양을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위의 기능비교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 GP 32의 성능이 게임보이 어드밴스보다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화면크기와 해상도, 표시능력 등의 디스플레이적인 기능들이 확연하게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능가한다는 점이다. 특수한 사항으로는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일본내에서 매력이 될 만한 요소인 게임큐브와의 연동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GP 32는 한국에서 매력적 요소가 될만한 인터넷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라별 특징에 맞게 하드웨어가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 GBA의 게임큐브와의 연동기능

GP 32의 여러 가지 기능들

GP 32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케이블을 연결해야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게임보이 어드밴스와는 달리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무선으로 네트웍 대전이 가능하다. 최대 4명까지 무선으로 네트웍 게임이 가능하며 그 우수성도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또 PC를 베이스 스테이션으로 GP 32를 모빌 단말기로 사용할 수 있으며 GP 32에서 하던 게임을 PC에서 이어서 할 수 있는 등의 기능도 준비중이다. GP 32용 게임을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다운받을 수도 있으며(유료) 같은 포로토콜을 사용하는 PC사용자와 GP 32사용자간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자세한 기능은 다음과 같다.

또 다른 기능으로는 인터넷 다운로드로부터 MP3파일, 동영상 파일 등을 다운받아 재생시킬 수 있으며 인터넷 기능은 앞으로 정보검색 기능 등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을 듯 하다.

GP 32의 불안요소 3가지

<불안요소 1. 소프트의 부재>

GP 32는 게임기이다. 여러 가지의 기능을 내세우면서 GP 32의 매력을 호소하고 있지만 역시나 게임기의 생명은 할만한 게임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이다.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넘치는 서드파티로 게임개발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한꺼번에 여러 가지 게임이 발매되지 않도록 각 게임의 발매일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정도로 할만한 게임이 넘치고 있으며 게이머들의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하지만 GP 32는 다르다. GP 32와 동시발매되는 4개의 소프트만 보더라도 게이머들이 어느 것하나 손꼽아 “이것”하고 고를 게임이 없다. 앞으로 발매될 소프트들도 마찬가지.

동시발매 소프트 [리틀 위저드]           동시발매 소프트 [던전 앤 가더]

<불안요소 2. 비싼 가격>

GP 32의 가격은 25만원. 휴대용 게임기 치고는 굉장히 비싼가격이다. 비싼가격도 문제지만 가장 걸리는 부분은 게이머들이 “GP 32 살돈의 반만있으면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구입할 수 있다”라는 것. 정확하게 현재 12만 5천원이면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구입할 수 있다. 물론 GP 32는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구매를 하도록 유통망을 확보해두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가격이긴 하다. 그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쉽게 GP32에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어쨌든간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가 힘든 가격이기는 하다.

그렇다면 게임파크측에서 필요한 것은 게이머들의 이런 인식을 깨뜨려버릴만한 [무기]를 마련해두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파크가 내새우는 MP3, 인터넷 지원 기능 등을 보면 게임보이 어드밴스 가격의 두배라는 것을 게이머들에게 납득시키기는 불충분하다.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볼때 게임파크가 GP 32 구매객들에게 얼마나 다양하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실시하는가에 따라 계속적인 불안요소로 남아있을지 아닐지가 결정될 것이다.

                       [ 이 공식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

 <불안요소 3. 약한 기반>
GP 32는 기반이 약하다. 이 얘기가 무슨 말인가하면 닌텐도의 경우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의 자체개발 소프트로도 많은 게이머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단 게임기를 발매하면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도 최소한의 성공은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GP 32는 인지도도 떨어지는데다가 조금만 상황이 나빠지면 곧바로 실패로 이어지는 외나무다리를 걷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을 톡톡히 보여준 사건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의 사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                      GP 32를 술렁이게 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이 PC와 게임보이 어드밴스로도 발매된다는 소식과 GP 32로 발매가 늦어진다는 소문이 하나로 GP 32의 판매자체가 동요할 정도였으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실제로 많은 게이머들이 이 사건 때문에 GP 32의 구매를 보류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는 GP 32의 기반이 아직은 너무나 약하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에 게임을 발매하기 위해서 파이날 판타지의 제작사인 스퀘어가 닌텐도에게 무릎을 꿇는 처지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하루 빨리 게임파크내에서 GP 32의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상황이다.

▲ 원더스완 컬러도 게임보이 어드밴스앞에 무릎을 꿇었다

- 게임파크와 1문 1답 -

게임메카 : GP 32라는 말의 어원은 GamePark의 줄임말과 32비트 게임기라는 것이 섞여 만들어진 것인가요?

게임파크 : 네, 그렇습니다. 상당히 단순하죠?(웃음)

게임메카 : GP 32는 역시 게임기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겠죠. 하지만 현재 소프트는 이렇다할만큼 게이머들을 사로잡는 것이 없는 듯 한데?

게임파크 : 네, 확실히 아직까진 이렇다할만한 소프트가 없는게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굉장히 높아진 것일 수도 있지요. 현재 게임시장의 대세가 콘솔쪽으로 흐르고 있는 분위기여서 많은 개발자들에게 GP 32는 상당히 매력있는 하드웨어이고요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해결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메카 :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이 현재 발매될 소프트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12월에 발매가 힘들고 멀티플랫폼이 된다고 하던데?

게임파크 : 멀티플랫폼까지는 모르겠지만 GP 32용으로는 확실히 12월 발매가 됩니다. 손노리측과도 얘기가 끝난 상태입니다.

게임메카 : 앞으로 추진중인 계획은 무엇인가?  

게임파크 : 게임 소프트 부재의 문제들도 있고 해서 한국게임개발 컨퍼런스 등의 행사를 열어 숨은 아마추어들의 실력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해내 GP 32의 소프트를 채워나갈 계획도 있습니다.

게임메카 : 정확히 언제쯤부터 인터넷 다운로드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가?

게임파크 : MP 3다운로드는 현재도 가능합니다. 동영상 등의 컨텐츠 다운로드는 내년 상반기쯤이 될 것같군요.

게임메카 : 핸드폰을 이용한 네트웍은 전송속도에 한계가 있을 듯 한데?

게임파크 : 생각보다 핸드폰을 이용한 네트웍이 뛰어납니다.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전송속도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전화요금이 문제겠죠(웃음).

게임메카 : 게임보이 어드밴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게임파크 : 게임보이 어드밴스보다 뛰어난 것은 역시 멀티미디어 단말기로서의 기능입니다. 부가장치를 달지 않는 이상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GP32가 구현해내는 여러 가지 기능을 구현할 수 없을테니까요.

게임메카 : 쓰기가 가능한 SMC매체의 복제문제는 해결되었나?

게임파크 : 저희가 SMC매체를 이용한 이유는 쓰기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인터넷 다운로드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습니다. 보안부분은 삼성전자의 기술을 채용하여 이미 해결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게임메카 : 한정판 예약판매의 성과는 어떠한가?

게임파크 : 예상외의 호조를 보여주었네요. 우선 판매결과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 파이날 판타지 등의 강력한 타이틀을 보유한 원더스완 컬러조차 게임보이 어드밴스에게 대패한 상황에서 원더스완 컬러보다도 소프트층이 약한 GP 32가 어떻게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상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만약 게임기로서 게임보이 어드밴스로의 상대를 원하지 않고 멀티미디어 능력에 승부를 건다고 한다면 GP 32는 그저 단말기로서의 기능이 메인이고 게임기로서의 기능이 부가적이라는 것이 되버릴텐데...

게임파크 :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GP 32는 게임기입니다. 게임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예정이며 매니아층이 아닌 일반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을 많이 공급할 것입니다. 인터넷 다운로드 등은 GP 32를 실용성을 강조한 부가적인 기능입니다.

게임메카 : 비밀리에 계획중인 프로젝트가 있는가?

게임파크 : 몇가지가 있습니다.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게임메카 : 많은 게이머들이 국내게임 창세기전, 리니지, 포트리스 2, 한게임 등이 GP 32로 이식되길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게이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게임파크 : 방금 말씀하신 게임들중 한개는 저희와 접촉 중입니다. 얘기도 잘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 마지막으로 GP 32를 사랑해주는 게이머들에게 한말씀.
게임파크 : 저희 게임파크는 일본처럼 잘 닦여져 있는 길이 아닌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길을 만들어 이제야 그 길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차가 달려야 할때겠죠. 순수한 우리기술력으로 만들어낸 GP 32를 정말 순수하게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게이머들과 국내 기술의 세계화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GP 32의 무한한 가능성

국내 게임업체 게임파크는 참으로 힘든 길을 걸어왔을 것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미개척지를 스스로의 힘으로 갈고 닦아 결국은 여기까지 왔다. GP 32가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간에 국내기업에서 이런 용기있는 도전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GP 32가 아직 불안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게임기로서 매력이 다른 하드웨어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GP 32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미래지향적인 하드웨어적 설정이 잘 되어있으며 인터넷 다운로드 등의 다양한 기능 등은 어느게임기도 흉내낼 수 없는 GP 32만의 오리지널 요소이다. 게임기로서의 매력을 얼마나 잘 살려나갈 수 있을지와 다른 게임기에는 없는 여러 가지 기능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GP 32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GP 32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하드웨어이다. 한국인으로서, 게이머로서 GP 32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하며 국내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게임파크의 노력을 즐겁게 지켜봐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