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Naga)족의 생태연구! 실존하는 원시부족!

워크래프트 : 프로즌 쓰론을 플레이해본 게이머라면 시나리오 모드에 등장하는 나가(Naga)족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이들이 다른 몬스터들과 달리 별개의 종족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이유를 꼽자면 이들이 과거 나이트엘프였다는 점과, 저주를 받아 흉측한 뱀의 모습으로 변한 이래로 나이트엘프족에 대해 큰 악의를 품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흉측한 나가족의 모습. 뱀의 하반신을 가졌으며 물속에서 산다.

초보자 가이드에 있는 워크래프트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들은 과거 칼도레이(Kaldorei)왕국의 여왕 아즈샤라(Azshara)와 그녀를 추종하는 귀족세력, 쿠엘도레이(Quel`Dorei)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영원의 샘(Well of Eternity)에 잠재되어있는 무한한 마법 원천에 호기심을 느끼고 이를 탐닉한 끝에, 결국 타락의 길을 걷게 된다.

▶워크래프트3에 등장하는 나가영웅 `나가씨위치`. 날씨와 관계된 마법을 사용한다.

마침내 이들 쿠엘도레이 계급은 영원의 샘을 통해 거인 살게라스(Sargaras)의 존재를 알게 되고, 보다 큰 마법에너지를 손에 넣고자 그를 아제로스 대륙에 소환하기로 결정한다. 물론 그러한 시도는 일찍이 살게라스의 사악함을 예견했던 드루이드 퓨리온 스톰레이지(Furion Stormrage)와 달의 무녀 티란데(Tyrande, the priestess of the moon)의 손에 의해 저지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영원의 샘은 파괴되고 본래 하나의 대륙이었던 아제로스는 여러 개의 대륙으로 찢겨져버리고 만다. 칼림도어 대륙과 로데론 대륙 사이의 큰 바다에는 지금도 영원의 샘이 파괴된 상처, 마엘스트롬(Maelstrom)이 남아있다.

▶무분별한 마법의 사용이 불러온 재앙, 혼돈의 소용돌이(Maelstrom)

영원의 샘이 파괴되고 대륙이 찢겨져나가는 재난 속에서 많은 나이트엘프들이 죽어갔다. 하지만 영원의 샘이 파괴될 때 방출된 에너지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여왕 아즈샤라와 쿠엘도레이 계급은 죽음보다도 더 끔찍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영원의 샘이 가지고 있던 강력한 에너지의 영향 탓에 흉측한 괴물의 모습으로 육체가 변화해버린 것이다.

▶.... 남잔가?

사실 나가라는 몬스터는 워크래프트 시리즈뿐만 아니라 D&D를 비롯한 다양한 환타지 세계관은 물론 인도의 신화에도 등장한다. 원래 나가라는 단어는 산스크리트어로 ‘뱀(Serpent)’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나가가 뱀(蛇)과 용(龍)의 정신세계를 이어주는 매개물이라고 믿어왔다. 미얀마나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서쪽으로는 맥시코에서 동쪽으로는 중국까지 나가와 비슷한 설화는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나가족 소녀. 피리가 뱀의 몸통을 연상시킨다

보통 뱀과 관련된 설화는 신과 인간의 매개물, 혹은 타락과 관련이 있으며 가장 유명한 설화라고 할 수 있는 성경을 보면 최초의 인간에게 선악을 알 수 있는 열매를 권유한 뱀이 팔다리가 없어지는 저주를 받았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현재까지도 인도 서북부 지방이나 캄보디아에는 뱀을 숭배하는 애니미즘(Animism)의 나가 부족인들이 생존해있다(놀랍게도 이들의 총 인구는 10만명에 달한다).

▶나가족의 다양한 문화.

대표적인 환타지게임 세계관인 D&D를 살펴보면 나가는 높은 지능을 갖추고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몬스터지만 사악하진 않다. 오히려 나가의 성향은 질서 선(Lawful Good)에 가깝다. 이들의 외모는 뱀의 몸체에 인간의 여자와 비슷한 머리를 달고 있으며, 사는 곳에 따라 비늘의 형태나 몸의 빛깔이 다르다. 또한 나가는 주로 따뜻한 습지나 지하, 종류에 따라서는 물속에서 서식하며 대부분 단체(單體:한 마리) 혹은 둥지를 중심으로 2~4마리 단위의 생활을 한다.

▶D&D에서 묘사되는 나가의 모습. 뱀한테 가발 씌워놓은것 같다.

어찌 보면 워크래프트의 나가는 일반적으로 신화나 전설에서 묘사되는 나가의 모습과 상당히 다르다. 팔다리를 가지고 있다거나 도마뱀에 가까운 외모, 깊은 바닷속에서 서식한다는 설정은 D&D설정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독창성이야말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매력 아닐까?